2022-04-24 14:49:08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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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와타츠미섬 무녀 모운이 사용했던 장궁은
달빛 속의 물보라처럼 맑고, 깨끗하고 새하얗다
무녀는 먼바다의 요수들을 벗으로 삼았으며, 와타츠미의 거품의 꿈을 위해 뇌운과 혈투를 벌였다
허물없이 지내던 동료는 파도를 마음껏 노닐며, 뱃머리의 출렁이는 파도 사이에서 어른거렸고…
와타츠미의 돌아갈 길 없는 여정을 따라, 결국 함께 잔혹한 멸망으로 나아간다
「와타츠미 신이 일으킨 전쟁은, 어쩌면 애초부터 결과 없는 전쟁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기억, 그리고 '희생'의 씨앗을 심을 수만 있다면, 이 모든 건 가치 있는 일이 될지도 모르지」
과거의 노래는 그녀가 「우미고젠」과 함께 와타츠미 쌍둥이로 불렸던 시절의 팀워크를 찬양했고
그녀들이 뱃머리에서 휘날리는 새하얀 물보라 속에서 활과 창을 들던 모습을 그렸다…
오래된 노래는 그녀가 젊었던 「동산왕」과 해수를 타고 밤놀이를 떠났던 일을 추억했고
그녀가 과거 용사에게 얘기했던 깨져버린 내일, 그리고 부드럽지만 슬픈 귓가의 속삭임을 추억했다…
파도가 잔잔한 날, 쌍둥이 무녀는 깊은 바다의 거대한 고래와 함께 노래했고
심연의 참담한 백야와 어두운 밤, 와타츠미 신과 이글이글 빛나는 옥빛 가지를 이야기했다
그녀는 과거 달빛 아래에서 무지막지한 힘 말고는 달리 장점이 없는 무모한 소년과 물속에서 노니는 즐거운 물고기처럼 장난을 쳤다…
「내가 전설 속의 요괴, 텐구의 가면을 가져오면 누나도 이루지 못했던 약속을 꼭 지켜야 해」
「좋아. 나중에 가서도 헛소리하기만 해. 고래를 시켜 거대한 파도로 네 입을 시원하게 씻어주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