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4-24 14:49:08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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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intext

신사에서 악재를 쫓거나 기도에 사용하는 파마화살은,
마음을 잠식하는 모든 마물을 물리칠 수 있다고 전해진다
사람들은 늘 파마의 화살이 사악하고 부정할 것을 쫓을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사악함이란 결코 객관적인 것이 아니다
사악함은 종종 사람의 마음에서 온다. 두려움으로 인한 섬망에서 오고, 한 줌의 재로 변한 싸늘한 마음에서 온다
재궁 어르신이 돌아가신 지도 꽤 오랜 세월이 흘렀다. 나도 이제 더 이상은 나루카미 다이샤의 어린 견습 무녀가 아니다
텅 빈 그 담뱃대를 집을 때마다 허전한 아픔이 유령처럼 피어오른다
마음이 쓰이는 사람이 생겼고, 또 마음이 쓰이는 사람을 잃었다. 시간은 마치 물레 방아처럼 쉴 새 없이 돌아간다
고요하고 평온하며, 어둠의 심연에 잠긴 여우 어르신의 새하얀 모습은 여전히 무녀의 꿈에 각인돼 있다
텐구 어르신은 지켜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분노해서 미츠요만 두고 떠나버렸다
하루노스케는 비통한 노여움을 안고 멀리 타국으로 떠났고, 나가마사는 미코시의 오명을 벗기기 위해 관아에 들어갔다
신의 숲에서 내게 궁술을 가르치고, 붉디붉은 벚꽃 가지 아래서 나의 유치한 약속마저도 인내심을 갖고 경청하던 그 남자는,
그는 결국 내게 돌아올 것이다. 휘날리는 피에 눈이 멀고, 어두운 오물에 흉악한 짐승으로 변해버린다 해도…
우리의 활과 화살로 그를 구하고, 슬픈 결말이 정해져 있는 약속을 지켜내자
우리의 활과 화살로 사악한 마물을 물리치고, 망령과 부질없는 집착을 떨쳐내자
「나 보러 꼭 와줘, 도박꾼 바보야」
「이번에는 길 잃지 말고, 콘부마루」
하지만 그 마지막 내기의 승자는 대체 누구였을까…
그녀는 화려한 활을 어루만지면서 시시콜콜한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