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4-24 14:49:08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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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intext

한때 대지 곳곳에서 무성하게 자라던 흰 야생화들은
시들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아직도 싱그러운 꽃향기를 풍기고 있다.
사냥감이 대지를 횡행하던 과거, 이땐 재앙의 마물이 아직 탄생하기 전이었다.
사냥꾼은 지금은 이름 모를 야생화로 자신의 냄새를 가렸었다.
옛사람들의 전설에 의하면 말없이 온화한 외로운 사냥꾼을 찾고자 한다면
은은한 야생화 향기를 따라 눈을 감은 채 맨발로 숲과 들판을 걸어가라고 했다.
사냥꾼처럼 움직여야 낙엽을 밟아 사냥꾼이 눈치를 채는 걸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전설에 의하면 마지막으로 사냥꾼을 찾은 건 한 소년이었는데,
이 땐 고대 국가의 재앙이 금방 시작됐던 터라 백성들이 도탄에 빠진 상태였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