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4-24 14:49:08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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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intext

잘나가던 검투사는 자신의 결말을 맞이하고
풋내기 적수는 그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넨다.
승리의 허영심과 자유를 향한 갈망이 해를 맞이한 새벽안개처럼 흩어지고
아침 햇살이 피비린내가 진동하는 구름을 뚫고 고개를 내밀 때 검투사는 하늘을 날고 있는 새를 보게 된다.
자유를 얻기까지 단 한 번의 전투만을 남겨뒀던 검투사는 이름 모를 소녀에게 패배하고 만다.
관중들은 목이 터져라 분노하며 소리쳤지만 승자는 굴욕적인 처형을 거부했다.
그녀는 결국 다른 노예들처럼 패자의 목에 차가운 칼날을 찔러 넣지 않았다.
천천히 말라가는 상처가 보이지 않은 깃털로 뒤덮인다.
전사는 마침내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새처럼
꽃이 자유롭게 자라고 새들이 날아다니는 곳을 향해 여정을 떠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