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4-24 14:49:08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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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오래된 왕관은 잿더미 바다의 떠돌이 현자의 소유물이었다.
이것을 바라보고 있으면 활활 타오르는 불길 속에서 우뚝 선 그의 모습이 얼핏 보이는 듯한 착각이 든다.
잿더미 바다의 현자는 불길과 고온을 견딜 수 있게 적색의 마노로 이 왕관을 만들어 냈다.
그의 지혜와 불타는 집념은 불에 견디는 왕관을 만들어 냈지만 곧바로 동료와 선배들의 두려움과 시기를 불러왔다.
「간이 배 밖으로 나온 녀석이구나, 감히 잿더미 바다의 불길에 도전을 하려 하다니 이건 백 년 동안 없었던 모독이다」
「불바다는 필시 너를 삼켜버리고 네놈의 잿더미마저 뜨거운 바람에 날리고 흩어져 무로 돌아가게 될 것이다」
시기에 가득 찬 선생님은 그의 제자에게 왕관을 씌우고 그를 불바다로 뛰어들게 했다.
하지만 모자의 주인이 마그마 속을 유유히 걷다가 시야 밖으로 사라지는 걸 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