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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장님, 이런 말 해서 좀 그렇긴 한데, 아까 회의에서 내내 주무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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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들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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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바로 앉아계시긴 했는데 워낙 자주 보던 일이라서요. 함장님, 제발 무인의 수행 성과를 이런 일에 쓰지 마시라구요. 사령관님께서 아시면 시말서 한 장으로 해결되는 일이 아니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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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은 그렇게 했지만, 마하스티는 적어도 지금 이 함대 안에서 자신의 상사를 건드릴 사람이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연합 함대 사령부는 미묘한 밸런스를 유지하고 있었고, 그의 상사——빗츄 큐베이, 어색한 발음으로 「세미마루」라 불리고 있는 중년의 함장 신쿠로는 각 세력이 강력하게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이려는 타깃이자 이 교착 상태를 타파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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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일이 벌써 10년이나 지났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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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쿠로는 묵묵히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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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다 마을 일전의 승리는 나중에 보면 신쿠로가 소소하게 펼친 군사적 재능에 불과하지만, 당사자들에게는 재앙의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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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쇼군은 이처럼 똑똑하고 계략에 뛰어난 자들이 민간에서 떠도는 걸 허락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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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후 신쿠로는 두 눈이 찔리고 감옥에 갇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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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가 5년 전, 이마가와씨는 사가미 출신의 다이묘 다메씨로 결성된 동맹군에게 토벌당해 목이 잘리고 만다. 그렇게 온 나라의 국민들은 드디어 평안한 삶을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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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내용은 신쿠로가 감옥에서 신임 세이이타이 쇼군에게서 직접 들은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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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쿠로는 백성들이 안락하게 생활하는 광경을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이 낯선 쇼군도 결코 어질고 의로운 사람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대규모로 죄를 용서하고 형벌을 면제하는 대사면으로 인심을 끌어들이는 것 또한 어쩔 수 없는 처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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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떠올린 신쿠로는 탄식을 금할 수 없었다: 그때든, 지금이든 자신은 부득이하게 소용돌이의 중심에 있는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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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라에서 우린 반역자야. 그리고 이 무한한 우주에서도 마찬가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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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군은 바닥에 쭈그리고 앉은 신쿠로를 보면서 별거 아니라는 듯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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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의 세금은 더 이상 이 우주 변방의 작은 별이 감당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네 재능은 마땅히 은하에서 꽃 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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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성씨와 이름은 이미 간교한 이마가와한테 빼앗겼다. 하지만 그런 과거는 버리는 게 어떤가. 지금부터는 『세미마루』로 살아가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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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과거가 더 이상 없는 사람, 더 이상 자신의 두 눈으로 우주 만상을 볼 수 없는 사람 앞에 광활한 우주가 펼쳐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