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4-24 14:49:08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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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루미에서의 탐사는 그다지 순조롭지 않았다
전에는 다행히도 카마라고 불리는 현지 청년의 도움으로, 이도(離島)에서 벗어나 수많은 감시를 뚫고 츠루미에 도착할 수 있었다. 카마의 인도에 따라 난 짙은 안갯속을 탐험하기도, 서둘러 움직이던 중 섬의 고대 문명을 목격하기도, 또 꿈같은 환상을 보기도 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기억 속의 장면들이 마치 안개처럼 전부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하지만 난 아직도 이 쥐 죽은 듯 고요해야 했을 섬에서 한 아이를 만났다는 사실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안갯속에서 떠도는 원소 입자 때문에 생긴 환각일 수도, 섬의 버섯 때문일 수도 있다… 어쩌면 그 아이는 단지 환상이거나 허구의 기억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쪽이 더욱 논리에 부합되겠지. 하지만 다시 섬에 입도할 때, 난 식량을 평소보다 조금 더 챙겼다… 그 아이가 받을 수 있길 간절하게 바란다. 이 죽어가는 외딴섬에서 홀로 살아가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닐 테니까
다시금 섬에 상륙했을 때 난 카마에게 이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결국 난 짙은 안갯속에서 빠르게 길을 잃고 말았다… 마치 안개가 이유 없이 날 거부하고 있는 듯, 온갖 방법을 동원해도 방향을 분별할 수가 없었다
만약 그 금발의 여행자와 「페이몬」이라고 불리는 작은 요정이 마침 날 도와주지 않았더라면, 난 아무 소득 없이 집에 돌아갔을 것이다. 그들이 현지의 「형광 버섯」을 캐준 일에 대해 심심한 감사를 표하는 바이다. 이나즈마의 전설에 따르면, 이 버섯들은 츠루미의 망자들의 짙고 오래된 기억이 응집된 생물이라고 전해진다. 이러한 이유로 형광 버섯은 어두운 형광빛으로 반짝이고 있다. 또한 이 버섯은 시력과 뇌에 이롭고 기억력을 강화하는 등 효능이 있다
며칠 동안의 실험 결과, 이 버섯은 확실히 정서를 안정시키고 즐거운 기분을 유지하는 효능이 있는 듯하다. 소화 기능에도 어느 정도 도움이 되는 것 같다… 하지만 기억력 강화에는 그렇게 선명한 효과를 보이지 않았다. 몇 송이 남겨서 수메르에 있는 친구한테 맡겨야겠다. 절대 잊지 말아야지
또한, 금발의 여행자와 페이몬이 가져온 고대 벽화의 사진이 무척 흥미롭다. 나중에 자세히 연구해볼 가치가 있는 듯하다. 이렇게 값진, 역사적 가치가 있는 유적을 발견하게 된 건, 명성이 자자한 대모험가 두 사람의 열정, 지혜, 그리고 막을 수 없는 모험 정신 덕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