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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 스파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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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월의 강기슭과 초원에서 위로 가다 보면 드래곤 스파인 남쪽의 지역은 완만한 경사와 눈보라가 잔잔하다. 그리고 수원도 얼지 않아 야영지를 세우기 좋은 장소이다. 물자가 준비되면 여기를 기지로 삼고 산 정상을 향해 출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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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영지를 세운 뒤 주변의 유적도 슬쩍 탐사했다. 이곳의 유적은 아주 흥미롭다. 건축 스타일과 그림의 사소한 부분은 다른 지역의 이름 없는 오래된 건물과 놀랄 만큼 일치한다. 이로 볼 때 전설에 나오는 고대 설산의 나라가 내 발아래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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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안타깝게도 유적 안에서 이와 관련된 어떠한 글귀도 발견하지 못하여 고대국가의 역사를 확증하기 어렵다. 어쩌면 더욱 높은 곳, 더 매서운 눈보라가 몰아치는 곳에 더 많은 정보가 숨겨져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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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밤을 지새우는 건 힘들다. 뼈에 사무치는 차가운 바람이 계곡을 따라 불어오며 텐트를 흔들어 악몽을 꾸게 만든다. 수원이 있는 곳의 동굴로 바람이 들어가며 귀신 울음 같은 소리가 메아리치는 걸 보니 분명 큰 공간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동굴 입구가 울타리로 막혀 바깥에서 안으로 들어갈 방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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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있다가 계속해서 산을 향해 나아갔다. 가는 도중 비교적 가까운 연대의 유물을 발견했는데 마치 귀족이 몬드를 통치하던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는 듯했다. 난 옷 조각과 너덜너덜해진 무기를 발굴했는데 두꺼운 눈과 얼음이 부식을 지연시켜 안에 묻혀있는 물건들이 오랫동안 형태를 유지하고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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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물의 분포 상황으로 보아 이 산길에서 다툼이나 살인이 일어났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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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포한 눈보라와 험악한 변화도 인간의 야심을 막지 못하는 것 같다. 신에게 버려진 이 빙설의 대지조차도 결국 인간의 죄악에 얼룩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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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길 따라 올라가자 눈보라가 점점 강해지고 기온도 참기 어려울 정도로 떨어졌다. 난 북동쪽의 유적 하나를 탐색했는데 믿을 수 없게도 일 년 내내 눈보라가 몰아치는 이곳의 유적 안에서 얼지 않은 물을 발견했다. 위치로 보면 아래 그 계곡과 연결되어 있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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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구역은 너무 추워서 동사와 익사의 위험을 무릅쓰고 유적의 내부로 들어갈 수 없었다. 그래서 대략적인 기호를 남겼고 이게 눈보라에 파묻히지 않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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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어쩌면 고대 국가의 지하 피난소였으나 오랜 시간 동안 스며든 지하수에 잠긴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몇천 년 전의 고대에는 폭군이 죄수를 감옥에 가둔 뒤 천천히 많은 양의 물을 쏟아부었다고 들은 적이 있다. 이는 그저 죄수들로 하여금 점점 불어나는 물이 발끝에서부터 머리끝까지 자신을 천천히 집어삼키는 걸 보게 하기 위함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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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형벌은 너무 잔인하다. 하물며 이런 혹독한 추위라면 살아남은 사람이 있다고는 상상조차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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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쪽 산길은 조금 가파르다. 난 여기서 어이없는 사고로 인해 다리가 부러질 뻔했다. 다행히 찰과상으로만 그쳤을 뿐 뼈에는 아무 문제 없었다. 그러나 방한복이 얼음 모서리에 크게 찢겨 살을 에는 듯한 차가운 바람이 계속해서 안으로 스며들어 상황이 좋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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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에 감각이 사라지기 전에 바람을 피할 수 있는 구석을 찾아 찢어진 옷을 꿰맬 수 있었다…하지만 계속해서 산에 오르는 것은 불가능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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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동사하기 직전에 야영지로 돌아올 수 있었다. 모닥불 앞에서 손발을 녹이며 양말을 벗었을 때서야 발가락 3개가 보라색으로 얼어붙은 걸 발견했다…어쨌든 죽다 살아난 느낌은 정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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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보라가 잠시 멎었을 때 위를 올려다보니 자잘하게 부서진 거대한 바위들이 설산의 정상을 에워싼 채 맑은 하늘 위에 떠있는 듯했다. 노래 속의 그 산골짜기에 묻힌 고대 마룡도 그 썩은 눈으로 이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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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산 기슭에 사는 사람들에게 있어 이 산은 마치 신들의 시야에서 벗어난 지역처럼 이해할 수 없는 운명에 지배당하고 있는 것 같을 것이다. 몬드의 오래된 동화에서 이 설산은 시간의 바람에게 버려진 징벌의 대지로 매섭게 부는 차가운 바람이 모든 것을 파괴하고 얼어 붙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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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산 정상에서 뭔가가 꿈틀대고 있다. 난 꿈속에서 그 부름을 느꼈다——그건 마치 속삭이는 노래처럼 달콤하고도 불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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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험이 순조롭진 않았지만 다행히 목숨만은 건질 수 있었다. 다만 이 기회를 놓친다면 또 언제 정상에 오를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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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난 리월을 계속해서 탐색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앞서 잃어버렸던 물자를 보충하고 겸사겸사 물에 젖은 이 일지를 교체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