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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같은 달빛 아래서 눈물을 흘리던 소년은 샘물에 소원을 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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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온 요정은 무심한 샘물 속에서 잠자코 소리 없는 소원에 귀를 기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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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물 속 요정은 아득한 기억도, 깊은 꿈도 없었다. 그녀들은 물의 정수에서 온 얼굴 없는 천사의 후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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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 많은 요정은 샘물에 나타나 눈물 속에서 소년이 마음으로 외치는 소리를 듣고, 이 젊고 연약한 생명체에게 관심을 갖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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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정은 말없이 형태 없는 손가락을 뻗어 소년의 이마와 뺨을 가볍게 어루만졌다. 그 손길은 밤 이슬처럼 차갑고 잃어버린 축복처럼 부드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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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감촉에 놀라서 고개를 든 소년은 요정과 눈이 마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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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소원을 이뤄줄 수 있나요?」 소년이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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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물의 요정은 당돌한 질문에 당황했지만 아무 말 없이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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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은 흡족해 하며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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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샘물 요정이 외롭다는 걸 몰랐다. 그녀는 친구와 가족이 없었고 대부분의 지혜를 잃은 상태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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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샘물이 끊임없이 바위 틈으로 솟아나 연못으로 모일 때, 잔잔한 물결에 이지러진 달빛을 바라보며 그녀는 겨우 생각할 능력을 얻었고 단편적으로 말을 흉내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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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 많은 요정은 순수한 사랑과 무지로, 유치한 정신으로 이 세상을 바라봤다. 그녀는 열매를 훔쳐먹는 여우와 다람쥐를 보며 기뻐했고, 은하를 가리는 먹구름에 슬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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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밤의 소년에 대해 복잡하면서도 성숙하지 않은 감정이 그녀에게 솟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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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한 그녀는 힘도 지적 능력도 없었기에 그의 소원을 이루어줄 방법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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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녀는 소원을 분담할 수 있었다. 그의 번뇌에서 생명을 꺼내 그와 공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