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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다는 생각이 들 때서야 내가 민들레로 변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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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하고 싶어도 별수 없었다. 민들레는 혀도 없고 입도 없어서 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거인 같은 그녀가 민들레로 된 나를 엄지와 식지로 조심스레 따는 걸 눈 뜨고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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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야, 민들레야 바람과 함께 먼 곳으로 떠나가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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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는 이렇게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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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후~하고 불자 민들레의 씨앗까지 흩어져 버렸다. 나도 폭풍에 휘말려 멀리 날아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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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에 감기자 머리가 어지러웠다. 호수에 잠겨 보석같이 반짝이는 눈동자는 나의 의식과 함께 그녀의 소원처럼 점점 멀어져만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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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신이여, 여우가 사람이 되게 해주소서. 더 이상 사람의 활과 칼이 두렵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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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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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나자 마을 뒤에 있는 숲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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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은 울창한 나무 천지였다. 숲 가운데는 작은 호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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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는 마치 몬드 대성당의 유리처럼 투명하게 반짝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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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뭇잎 사이로 새어 나온 햇빛이 수면을 비추면, 마치 부서진 보석이 호수 밑에 잠긴 듯하여 아름답기 그지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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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의 날씨는 쌀쌀했다. 난 활을 메고 숲속으로 사냥을 떠났다. 눈부신 호수를 보니 갑자기 옛날에 좋아했던 여자애 생각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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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아이에 대한 기억은 흐릿했지만, 눈동자만큼은 잘게 부서진 보석처럼 반짝일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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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반짝이는 호수를 보다가 저도 모르게 잠이 들었구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