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4-24 14:49:08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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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intext

떠돌이 악단의 모래시계는 원래 하프였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음악 소리가 점점 우울해졌다.
공연이 끝나갈 때면 떠돌이 악단은 하프를 연주하였다.
시간이 점점 종점으로 향하며 하프의 음색도 점점 더 무거워졌다.
공기 중에 울려 퍼지던 낮은 음이 사라지면서 악단의 연주도 끝이 난다.
세상에는 끝나지 않는 잔치가 없듯이 악단도 결국 끝을 맞이하게 됐다.
뭇사람들이 숙명을 이기지 못하고 쓰러지고 악기도 먼지 밑에 파묻히게 되자
악단의 시계도 마지막 곡의 연주를 끝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