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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월 상업계를 주름잡는 인물, 천권 응광. 얼굴에는 늘 자신감 넘치고 침착한 미소가 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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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런 그녀도, 사실은 평범한 리월 사람들처럼 적막함이나 분한 마음, 낙담 등 각종 수심으로 고뇌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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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리월항에서 큰 재앙이 벌어진 절박한 상황에서, 응광은 부득이하게 자신의 손으로 직접 군옥각을 희생시켜야만 했다——자신이 수년간 공들인 하늘의 궁전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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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날의 달고 쓴 기억들도 군옥각과 함께 바다에 잠기고 말았다. 아무리 그 응광이라 해도, 마음 한편이 허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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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일이 마무리된 후, 그녀는 드디어 과거의 꿈을 다시금 일으켜 세울 기회를 얻게 되었고, 가끔씩 남몰래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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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란 무릇 그런 것이 아니겠는가, 언제 소중한 것을 잃게 될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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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생각이 닿을 때마다 어쩐지 허전함을 금할 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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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연회가 다시금 열릴 때, 응광은 짙은 푸른색의 예복을 입고 천천히 걸어 나간다. 그리고 축하의 의미로 모두를 향해 잔을 높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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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연회가 성황리에 진행되는 사이, 온갖 진귀한 명물들과 산해진미, 노랫소리와 웃음소리가 뒤섞인 바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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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월의 천권성은 또다시 수심에 사로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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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한 마음에 그녀는 연회에서 나와, 밤하늘 아래 서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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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곳의 즐거운 담소는 더 이상 들리지 않았고, 광활한 하늘 아래 마치 혼자인 듯한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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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과거, 늘 그랬던 것처럼 다시 한번 발밑의 리월을 내려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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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윽한 달빛이 마치 얇고 가벼운 너울처럼 리월을 감싸고 있었다. 벽수원부터 리사교까지, 대지는 온통 웅장하고 부드러운 흰색을 띠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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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응광에게 가장 익숙한 광경이었다. 군옥각이 건축된 후로, 매일 밤 그녀가 보는 세상은 이렇듯 웅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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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은 덧없이 흘러갔지만, 뭇 산과 넓은 바다는 그 자리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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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은 무상하지만, 변하지 않는 것들도 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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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년이라는 세월이 흐르면 천지만물이 변할지도 모르지. 하지만 그때가 되면 내 용모는 사라지고, 육체는 백골이 되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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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치마도 마찬가지야. 과거에 아무리 눈부셨다 한들, 그때가 되면 빛을 잃게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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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내가 이 세상에 존재하는 한, 셀 수 없이 많은 재화를 통제하고 천권의 힘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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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생을 즐기기로 한다면, 권력, 부귀, 우정, 모든 게 아쉽지 않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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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내가 애초부터 인지했던 일이 아닌가? 그렇다면, 어찌 낡은 틀에 얽매여 한순간의 공허함에 의해 방향을 잃을 수 있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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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짧고, 그렇기에 더욱 이 백 년이라는 시간을 아껴야 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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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만년, 오랜 세월이 흘러도 후세의 사람들은 응광——이 이름을 기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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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몸을 돌려 연회장으로 돌아갔다, 품고 있던 고민은 어느새 깨끗이 흩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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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금 모습을 드러냈을 때, 천권 응광의 얼굴에는 여전히 자신감 넘치고 침착한 미소가 걸려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