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7-12 13:03:35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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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반드시 적어야 하는 재미난 일이 있었다——도련님이 취했다.
도련님은 아직 음주를 할 수 있는 나이가 아니라서 부친의 컵에 담긴 술을 음료로 오해한 것 같다.
저 멀리 정원에서 그림자 하나가 수련하는 걸 봤을 때 도련님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건 그냥 도련님이 아니라, 잔뜩 취한 도련님이었다…
나와 인사를 할 때는 괜찮아 보여서, 온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른 게 아니었다면 아무 일 없는 줄 알았을 거다.
사실 한여름 밤에 술 한잔하는 건 꽤 운치 있는 일이다. 하지만 도련님의 나이를 생각하면 나 몰라라 할 순 없었다.
처음에는 도련님을 곤란하게 하지 않기 위해, 못 본 척하려고 일부러 길을 빙 돌아 물건을 후원에 놓고 오기로 했다.
일을 마치고 돌아오자, 도련님은 이미 취해서 계단에 엎어져 있었다…. 아, 어른스러운 도련님의 이런 모습이라니 정말 보기 드문 일이다.
나는 다른 가복과 함께 도련님을 방으로 모셔다드리고, 해장차와 간식을 준비했다. 도련님이 어머니와 아버지를 부르는 소리가 어렴풋이 들려왔다. 눈은 감겨 있지만 행복한 미소를 띠고 있는 게, 아마도 어릴 적 행복했던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았다.
친애하는 도련님, 아직 어리시잖아요. 술을 드실 기회는 앞으로 많을 거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