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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는 똑똑한 동물이다. 똑똑한 데다 교활하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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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끼 여우는 아주 빨리 배웠다. 그리고 대답하기 곤란한 어려운 질문도 가끔씩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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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언어는 순수한 동물의 언어와는 달리 복잡하고 정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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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언어는 고양이가 할퀸 실타래처럼 사방에 걸려 학생의 혀를 방해한다. 때때로 선생까지도 그 안에 끌어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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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똑똑한 여우는 인간의 말 중 바람을 뜻하는 많은 단어를 금방 배웠고 민들레가 흩날리는 모습과 달이 연못을 비츠는 모습을 간단한 단어로 표현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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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끼 여우가 새로운 단어를 배울 때도, 새로 배운 언어를 바람과 민들레, 그리고 대지에 덧붙일 때도 그녀는 늘 곁에서 미소 지으며 우리를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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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끼 여우의 빠른 성장에도 난 기뻐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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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가르칠 게 없어진다면, 그녀는 나를 민들레 바다에 계속 머물게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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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가 되면 나는 또 이 달빛 아래서 그 부드러운 눈동자와 마주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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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장난기 어린 미소를 지으며 나를 민들레 바다 깊숙이 끌고 와 장난치며 북풍과 남풍이 불어오며 나는 쓴 향기를 함께 맡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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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생각하며 우울한 기억 속으로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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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인지 기억도 나지 않는 밤, 좋아하던 아이와 헤어질 때도 지금과 같은 달이 밤하늘에 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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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수고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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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여우가 앞에 서 있었다. 그녀가 고개를 숙이자 검은색 머리카락이 어깨에서 흘러내렸다. 반짝이는 달빛이 머리카락을 비추자 마치 물처럼 흘러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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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말을 익힌다면 새로운 친구를 더 많이 사귈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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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감사합니다. 그 아이가 인간의 말을 배우기 시작하면서부터 예전보다 더 밝아졌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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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나를 바라본다. 바닥이 보이지 않는 눈이 보석처럼 반짝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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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우리에게 인간의 말을 다 가르쳐주고 나면 어디로 갈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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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 그녀의 반짝이는 호수 빛 눈동자에 사로잡혀 대답하는 것도 잊어버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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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 여우의 요술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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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는 나의 얼빠진 모습을 보고는 웃으며 한숨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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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몸을 돌려 달이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더니 달빛이 비치는 민들레 바다 한가운데로 나를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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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을 본 새끼 여우는 꼬리를 흔들고 몸을 돌려 민들레 사이로 숨어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