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월 초창기에 제군은 옥으로 만든 검을 들고 대지를 거닐었다고 한다. 세월의 끝없는 시련 속에서도 피로 씻은 청록색 검 끝은 새것처럼 반짝였다. 피는 천 년의 빗물과 함께 씻겨졌지만, 서려 있는 그리움과 원한은 씻어 낼 수 없었다. 「결록은 벽색 물의 영혼과 부드러움으로 남겨진 숙원을 스스로 씻어낼 수 있다」 「그러나 살상의 무기가 되어버린 옥의 고통은 누가 위로해줄 수 있는가?」 이름을 잊은 옛 친구는 이렇게 탄식했다. 하지만 막을 수 없는 운명은 결국 측은의 말을 삼켰다. 오랜 세월이 흐르면서, 피 튀기는 사투를 벌였던 적들과도 기쁨을 나누고, 배반한 친구와 원한을 지운 숙적과도 술 한 잔 나눌 수 있었다. 이 보검도 그때 누군가의 선물로 조각되었고 「결록」이라는 옥은 평화와 부귀를 위해 깎아진 것이다. 술그릇에 피가 넘치자 따뜻했던 마음은 냉혹한 욕망에 의해 갈기갈기 찢기고 먼지처럼 흩어졌다. 전하지 못한 선물과 말하지 못한 우정도 옛 친구를 베는 날카로운 칼날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