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사의 깃펜은 타향의 새의 꽁지 깃털로 만들어졌다. 글을 쓰는 걸 여태 멈추지 않아서인지 깃펜은 이미 장엄한 검은색으로 물들여졌다. 수년이 지났지만 학자는 이 검게 물든 깃털 붓을 바꾼 적이 없다. 전투를 오래 경험한 병사처럼 깃펜이 그녀에게 가장 알맞은 무기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