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들의 측근—— 「난 조정의 칙사, 금자광록 장군 미앙이다! 썩 물럿거라!」 「어, 허나 금자광록은 문관 관직 아닌가?」 미르는 생각 없이 곧바로 말했다. 상대는 곧바로 얼굴을 붉혔다. 「변방의 촌것이 뭘 알아!」 「조정에서 관제를 바꿨나?」 동행하던 칼을 찬 무인 둘도 덩달아 웃기 시작했다. 「하하하하! 경성에서 천 리를 지나면서 관문과 역참을 다 지났는데 이 황량한 변방 작은 점포에서 막혔구나!」 가게의 아진은 빨개진 미앙을 흘깃 보다가 갑자기 손을 내리쳤다. 「남장을 한 여관이구나!」 「눈썰미가 재법이군」 무인 하나가 말했다. 「이분은 상의동사요. 우리 둘은 금오, 우림에서 선발된 무관이오. 금자광록 대부의 명으로 악의 검을 징수하러 왔소」 「금자광록 장… 장군, 아하하… 거짓이지만, 조정의 칙사임은 사실이오.」 다른 젊은 무인도 대꾸했다 악의 검에 대해 미르는 들은 적이 있었다. 5~6년 전에 하늘에서 운철이 떨어졌다. 이 운철은 진귀한 보물이라 황제에게 진상하는 게 도리였다. 그러나 대장장이 풍 사부는 몰래 운철로 악의 검 5자루를 만들었다. 악의 검은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어서 무림에 풍파를 일으켰다고 한다. 「그렇게 된 거였군.」 미르는 중얼거리며 뒷간 문을 닫았다. 「뭐라도 괜찮으니 어서 뒷간에서 나와요!」 미앙은 남장한 사실을 간파당하자 참지 못하고 본인의 목소리를 드러냈다. 여리고 듣기 좋은 목소리였다. 「미앙 동사는 교양이 있는 여인의 몸입니다. 사내들처럼 아무렇게나 밖에서 볼일을 볼 수는 없으니 빨리 나와주세요.」 손을 다 씻고 뒷간에서 나온 미르는 무인 둘과 한 탁자에 앉았다. 「변방의 작은 가게에서 조정 관제에 밝은 사람을 만날 줄은 몰랐습니다.」 우림군 무사인 듯한 사람이 미르를 훑어봤다. 「외람되지만 출신을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부친인 미청인께서는 광록사경이셨습니다. 식대를 사사로이 썼다는 누명을 쓰고 파직되어 낙향하셨지요.」 미르는 턱을 긁적였다. 「낙담하신 아버님과 달리 전 조정으로 돌아가 우리 미씨 가문의 치욕을 씻고 싶었습니다.」